기업의 납세 편의 증진과 관세 행정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관세청이 발표한 ‘관세평가 운영에 관한 고시’ 개편안은 이러한 흐름의 중요한 방증으로, 수입물품 과세자료 제출 절차를 획기적으로 간소화하여 기업들의 행정적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필수적인 과세 정보를 신속하게 확보함으로써 신고 오류를 바로잡고 예측 불가능한 고액 추징으로부터 기업을 보호하려는 목적을 담고 있다. 이는 복잡한 무역 환경 속에서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지원하는 ESG 경영의 확산이라는 거시적 관점에서도 주목할 만한 변화이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과세가격 신고자료 일괄제출 제도’의 도입이다. 과거 모든 수입기업이 모든 수입 건에 대해 방대한 과세자료를 제출해야 했던 부담은 이제 크게 완화될 전망이다. 개편안은 주기적으로 과세가격 검토가 이루어지는 납세 협력 프로그램 참여 기업과 전년도 납세 실적이 5억 원 미만인 소규모 수입기업에 대해서는 과세자료 제출을 생략하도록 하여 납세자의 신고 편의를 대폭 확대했다. 더불어, 동일 판매자와 구매자 간 동일 조건으로 반복 수입하는 경우, 최초 신고 건에만 과세자료를 제출하고 이후 신고 건은 최초 수입신고번호만 기재하도록 함으로써 절차를 간소화했다.
또한, 가격 신고 내용 확인이 필요한 특수관계자 거래, 권리 사용료, 수수료 등 8개 특정 분야에 대해서는 분야별 최소 1개 이상의 과세자료 제출로 기준을 구체화했으며, 해당 분야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과세자료 미제출 사유서를 제출하도록 하여 기업들의 자료 제출 부담을 상당 부분 경감시켰다. 과세자료 준비에 지연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과세자료 지연 제출 사유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여 신속한 통관 절차에 지장이 없도록 배려했다.
관세청은 이러한 제도 개편을 통해 가격 신고와 과세자료 제출을 성실히 수행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세액심사 및 관세조사 선정에서 제외하고, 꼭 필요한 경우에만 간이한 방법으로 사후 납세 심사를 진행하여 성실 신고 기업의 심사 부담을 대폭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기업들이 예측 가능한 환경 속에서 경영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중요한 조치라 할 수 있다.
반면, 제출 대상 기업이 가격 신고 시 자료를 제출하지 않거나 사후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는 경우에는 월별 납부 업체의 승인 취소, 관세조사 우선 선정 고려 등 제도 집행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개편안에 포함되어 있어,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려는 관세청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이번 개편안은 5월 26일 행정예고되었으며, 내달 16일까지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검토 후 7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다만, 과세가격 신고자료 일괄제출 제도는 자료 준비 시간을 고려하여 두 달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9월 1일 수입 신고분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된다. 관세청은 이번 제도 개편을 통해 납세자 편의를 제고하고,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신고 오류를 조기에 파악하여 기업들이 예상치 못한 고액 추징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관세청은 제도 개정의 원활한 안내와 현장 의견 수렴을 위해 5월 28일 서울, 29일 부산에서 관세사 등 신고 대리인 및 수입기업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규정 변경을 넘어, 기업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통관 절차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한 단계 높이려는 관세 당국의 노력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앞으로 국내 수입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