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경제는 ‘잃어버린 10년’이라 불릴 만큼 가계 소비지출 침체가 장기화되며 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새로운 정부의 민생 중심 정책 발표가 침체된 내수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특히, ‘민생지원금’을 골자로 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의 신속한 편성은 단순히 일시적인 처방을 넘어, 경제 선순환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지난 2022년 2분기부터 1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자영업 관련 소매판매는 가계 소비지출 감소의 직격탄을 맞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외환위기 시에도 짧은 기간 내에 반등했던 것과 비교할 때 전례 없는 자영업 침체 상황이다. 더불어 올해 상반기 수출액 역시 2022년 상반기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며 ‘잃어버린 4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한국의 수출 비중 하락은 이러한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으며, 내수와 수출 동반 침체로 인해 주요 기관들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이 1% 달성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거시 경제 지표의 악화는 한국 사회 전반의 민주주의 수준 하락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웨덴의 ‘민주주의 다양성 연구소(V-Dem)’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민주주의 수준 지수는 2021년 17위에서 지난해 41위로 하락하며 3등급 국가군으로 분류되었다. 이는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불안정해지고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정부 출범 이후 민주주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시장 반응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을 회복했고, 이재명 정부 출범 첫 달인 6월 수출액이 6월 기준 역대 최고치인 598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주가 역시 대선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이며 코스피 지수 3000포인트를 유지하는 등 경제 주체들의 낙관적인 전망이 반영되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민생지원금’ 중심의 추경은 이러한 긍정적인 시장 반응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단순히 ‘국민주권정부’의 기조를 실천하는 것을 넘어, 국민의 삶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이 경제 회복의 핵심 동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과거 역대 정부들이 대외 환경 변화에 따른 충격에 취약한 보통 사람들의 삶을 방치하여 내수 취약성을 구조화했던 것과 달리, 현 정부는 가계 소비지출 회복을 통해 내수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예상 규모보다 훨씬 큰 폭으로 감소한 가계 소비지출을 고려할 때, 일회성 민생지원금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따라서 민생지원금을 정기적인 사회 소득으로 제도화하고, 소득 공제 전면 수술 등을 통해 확보한 세수를 인적 공제 혜택으로 균등 지급하는 방안이 제시된다. 이는 중소상공인의 매출 증진, 소비 진작 및 내수 강화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저임금 노동자의 최저임금 의존도 완화, 노인 빈곤율 해소 등 사회 통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저소득층에게 더 큰 타격을 주는 식료품 물가 상승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싱가포르 사례처럼 정부가 적극적으로 물가 부담을 낮추는 정책을 펼치는 것이 필요하다. 민생과 내수 안정화라는 단단한 기반 위에서 반도체+AI 생태계 재구성을 추진한다면, 중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의 산업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