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국유재산 매각의 문턱을 높이는 국유재산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정은 과거 관행적으로 이뤄졌던 일부 수의계약 및 헐값 매각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국가 자산 관리에 대한 장기적 관점과 공공성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전환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의 국유지 인수 전략에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핵심은 매각 심의 절차 강화와 수의계약 요건의 엄격한 제한이다. 앞으로 10억 원 이상 국유재산을 매각할 경우 소관 부처의 자체 매각심의위원회를, 50억 원 이상일 때는 국유재산정책심의위원회 내 부동산분과위 심의를 거쳐야 한다. 이는 개별 부처의 판단만으로 대규모 국유지가 매각되던 것을 막고 다단계 검증을 통해 매각의 타당성을 확보하려는 조치다.

특히 시장의 관심이 컸던 수의계약 규정이 대폭 수정됐다. 국유지 인접 소유자에게 해당 부지를 수의매각할 수 있었던 특례 규정이 전면 삭제됐다. 이는 특정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비판을 수용한 결과다. 또한, 2회 이상 유찰 시 수의매각을 허용하던 규정은 앞으로 물납 받은 증권에만 한정 적용된다. 사실상 부동산의 수의매각 통로를 대부분 차단한 셈이다.

예정가격 감액 요건 역시 까다로워졌다. 과거에는 2회 유찰되면 3회차 입찰부터 예정가격을 낮출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국가가 보유하는 것보다 매각이 유리하다고 판단되거나 한국자산관리공사에 위탁한 증권 등 특정 경우에만 가격 인하가 가능해진다. 이는 무분별한 가격 인하를 통한 자산 가치 하락을 방지하고, 단기적 매각 실적보다 자산의 본질 가치를 지키겠다는 정책 의지를 명확히 한 것이다.

이번 개정안은 국유재산을 단순한 매각 대상이 아닌 미래세대를 위한 핵심 자산으로 인식하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시사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경쟁입찰을 통하지 않고는 국유지를 확보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졌으며, 이는 곧 부지 확보 비용의 상승과 예측 불확실성 증가로 이어진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국가 자산관리의 투명성과 거버넌스를 한 단계 격상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