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기후대응기금에서 석탄발전 노동자의 고용·직무전환을 지원하는 예산 비중이 전체 사업비의 0.54%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제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기후대응기금 내 ‘공정한 전환’ 프로그램 예산은 이 비중을 유지했으며, 내년 기금 사업비가 약 3배로 증액되는 상황에서도 해당 프로그램 예산은 사실상 제자리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을 위험에 놓인 석탄발전소 노동자와 협력업체 종사자들의 재취업 지원은 국가 차원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충남 태안군은 정의로운전환기금 사업을 통해 석탄발전 근로자 자격증 취득 지원 대상을 기존 3종에서 5종으로 확대했다. 기존 소방설비기사, 에너지관리기사, 위험물산업기사에 더해 지게차운전기능사와 반려식물 원예관리사를 추가한 것이다. 지원 대상은 태안군 내 석탄발전 관련 산업 종사자로, 1인당 1개 강좌를 선택해 실제 지출한 강좌료를 최대 5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태안군은 한국서부발전과 협력해 필기시험 교육을 태안발전본부 내 컨벤션센터에서, 실기 교육은 홍성에 있는 한국폴리텍대학 충남캠퍼스에서 받을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마련해 노동자들의 이동 부담도 줄였다.

태안군의 지원 확대는 현장 수요를 반영한 결과다. 한국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 협력업체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조사에서 지게차운전기능사는 64%의 선택을 받아 가장 선호도가 높은 종목으로 나타났다. 태안군은 이 자격증이 신재생에너지 기자재 운반·관리와 물류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 포함된 반려식물 원예관리사는 태안군이 추진하는 반려식물박람회와 안면도 태안 꽃박람회 등 생태·치유·관광 분야 일자리와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군은 보령여성인력개발센터 등 전문기관과도 협력해 협력업체 퇴직 노동자의 재취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다만 태안군의 조치는 특정 지역에 국한된 사례로, 국가 기후대응기금의 낮은 노동자 지원 비중을 보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내년 기금 사업비 증액 과정에서 노동자 지원 예산이 실제로 늘어날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국가 차원의 포괄적 예산 확대 계획도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석탄발전소가 밀집한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간 노동전환 지원 수준의 격차는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 태안군의 자격증 지원 신청은 오는 12월 11일까지 태안군청 경제진흥과 일자리사회적경제팀에서 받는다.